호주 조기유학 맘스토리

[퍼스생활 적응기] 초등학교 IEC 적응하기

호토박이가 운영하는 네이버카페 "호주유학클럽"에 남겨주신 회원분들의 후기를 대신 전해드립니다.

원본글 보기 :  https://cafe.naver.com/honewgroup/30520  


안녕하세요? 

전 작년 12월 호주 퍼스로 들어온 아이셋 엄마입니다. (남편 유학 때문에요.)

항상 호주유학클럽에서 많은 정보를 얻어서 뭐라도 정보 글을 남기고프나

전 하루하루 적응하기도 바빠 정보나눌것이 없네요.   


아이 키우는 엄마다보니 아이들 이야기나 올릴까합니다.

저희 아이들은 올해 한국나이로 초1, 2, 3학년 입니다. 

한때 교육열이 높았던 엄마가 세이펜을 이용해서 ORT 시리즈를 따라 읽게 하거나 제가 읽어주기도 했었지만 

한글을 늦게 깨친 둘째, 셋째 때문에 결국 모든 영어는 스톱 한국어 교육으로 방향을 바꾸기도 했어요.

사설이 길었지만.. 결론은 영어까막눈 아이들, 과연 학교 적응을 잘 할지 정말 걱정이 많았습니다.


퍼스는 비 영어권에서 온 아이들은 거의 의무적으로 IEC를 들어가야 합니다.

IEC는 지역으로 묶여져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사는 동네는 Highgate(하이게이트)쪽 IEC에 해당이 됩니다. 

그리고 IEC는 스쿨버스가 의무적으로 운영이 됩니다. 

하지만 운전 초보인 저는 도저히 시티를 가로질러 그 쪽으로 운전할 엄두가 안나더라구요. 

게다가 아이들 멀미가 아주 심하기 때문에 버스 10분 이상 타면 녹초가 될 듯 하고요.

그래서 저희는 프리멘틀 쪽에 있는 Beaconsfield primary school 안에 있는 IEC로 지원하여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12월에 입국했으나 방학인 관계로 2월에 서류 진행이 되어 결국 3월1일부터 등교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비콘스필드 초등학교는 저희 집에서 15km 떨어져 있고 차로 25분 가야 합니다.

출퇴근시간과 겹쳐지긴 하지만 시티 반대쪽으로 가는 길이다보니 아침에 학교 갈때는 거의 안막히고 갑니다.

게다가 인도양 바다를 옆에 끼고 달리기 때문에 너무나도 멋진 풍경을 매일매일 볼수 있어요.

트래픽도 없어 60km 정속으로 운전할수 있다보니 다행이 아이들도 멀미를 많이 안합니다.   


비콘스필드 IEC는 역사가 매우 깊습니다. 

아마 프리멘틀 항구 바로 앞에 있어서 예전부터 다문화에 대한 인식이 잘 잡혀 있는 듯 해요.

등교하기 전 학교 면담을 위해 방문했을때 IEC교장선생님이 면담을 했어요.

젊은 여자선생님이어서 처음에는 일반 행정직원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Principal 이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서양인이라 나이를 사실 잘 모르겠지만 한국의 할아버지 교장선생님만 보다가 정 반대의 교장선생님이다 보니 

아이들도 저도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이 학교 IEC는 1-2학년 한반, 3-4학년 한반, 5-6학년 한반 이렇게 합반으로 이루어집니다. 

3-4학년 합반이 2개인거 보면 학생수가 부족해서 그런건 아닌듯 해요. 영어가 좀 더 잘 되는 아이 안되는 아이 이렇게 나뉜 것 같더라구요.

암튼 저희 아이들은 첫째 4학년, 둘째 2학년, 셋째 1학년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둘째셋째가 합반이 되었습니다.

저희 아이들반 한국학생은 저희 애들뿐이에요.    중국, 인도, 필리핀, 이태리, 북유럽, 멕시코 등등 국적도 다양합니다. 


학교다닌지 이제 한달

4학년 한국나이 10살 첫째의 표현에 의하면 첫 1주일은 수업시간 내내 ??? 였대요. 

선생님의 말을 하나도 못 알아들어서 손가락으로 계속 물음표를 책상에 그렸는데 

2주 되니 물음표가 절반으로 줄었고, 3주되니 물음표가 없어졌대요. 

무슨 말을 하는지는 대충 알아듣겠는데 말이 아직 안되어 답답하대요.

그래도 반 여자친구들하고 정말 친하게 잘 지냅니다. 다행이 반 친구들 모두 성향이 유순해서 아이들끼리도 큰 문제가 없어요.


한국나이 9살, 8살 둘째셋째는 한 반이고 처음 적응을 좋게 하기 위해서인지 저희아이들끼리 짝꿍을 해주었어요. 

덕분에...., 영어가 안늘어서 조바심이 생겼는데 3주가 지나고 4주가 되니 

둘째가 선생님이 했던 재밌는 이야기나 공지사항을 저한테 전달해주기도 해요. 

선생님한테 어떤 일로 칭찬받았는지 이야기도 해주고요. 조금씩 알아듣나봐요. 

게다가 4주때부터는 다른 친구들하고도 재밌게 놀았다면서 신나게 이야기하네요.

(성격이 매우 소심한 아이라 친구사귀는게 제일 힘든 아이인데 정말 놀랐습니다.)


셋째는 12월생인데다가 막내다보니 뭐든 다 늦되어서 기대치가 낮아요. 

제일 친한 친구가 생겼는데 그 친구 이름을 모른다며 그 아이한테 가서 "너 이름이 뭐야?" 당당하게 한국어로 물어보고.. 

그걸 본 첫째가 "What's your name?" 알려주니 그제야 영어로 물어보네요. 

그래서 성격 자체가 두려움이 없고 당당해서 본인이 영어를 하든 못하든 전혀 굴하지 않네요.   


신기하게도 영어를 전혀 못하는 아이들이면서 단 한번도 학교가기 싫다 떼쓰지 않았습니다.

아침이면 신나게 학교갈 준비하고 끝나면 신나게 집으로 오고요. 

가끔은 내일도 학교가고 싶은데 토요일이라 싫다 이런 소리까지 합니다. 

첫째는 같은 반 친구들 중에서 수학을 월등히 잘하고 그림 그리기를 잘한다고 본인이 느끼다보니 

한국살때보다 오히려자존감이 많이 올라갔어요. 

둘째, 셋째는 학교에서 그림도 그리고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놀이터에서도 놀고 잔디밭에서도 뛰고 그래서인지 학교 스트레스가 없대요. 

가끔 선생님이 수학 연산문제들을 주는데 말도 안되는 쉬운걸 준다고 역시 자존감이 올라갔어요. 


IEC과정을 경험해보니 아이들에게도 저에게도 정말 좋은 제도인 듯 합니다. 

해야하나마나 고민할 필요도 없는 듯 해요. 다만 1년까지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제 욕심으로는 반년만 IEC 하고 그 뒤로는 저희 동네 공립으로 옮기고 싶어요. 

다행이 비콘스필드 IEC교장선생님도 그 점은 충분히 이해해주셨기에 이쪽 공립으로 옮기는게 많이 어려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스쿨버스를 안타고 매일 드랍 픽업을 제가 해야해서 하루 운전만 총 2시간을 하는데 

덕분에 운전은 빠르게 늘어서 이제 남편없이 퍼스 여기저기 혼자 돌아다니며 장보고 다닙니다. 

게다가 매일 아침저녁으로 아이들 선생님들을 만나며 인사를 하다보니 아이들 어려운 일이나 여러 이야기들을 할수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솔직히 제가 영어를 못하는데 iec선생님들이어서 매우 친절히 제 이야기를 잘 들어주세요.   

아이들의 반 친구들도 제가 누구엄마라는걸 다 알아서 항상 헬로 인사도 하고 이야기도 걸어줍니다. 


옆집 호주할머니가 3개월이면 아이들이 너보다 영어를 훨씬 잘할거다 그러시길래 

아마 아이들이 제 통역사가 되겠죠 라며 웃었습니다. 

그나마 저희 아이들은 세명이 친구처럼 놀아서 한국말은 안잊을 듯 한데 한글 문법등은 의외로 빨리 잊히는 듯 해요. 

늦어도 1년뒤면 열성 엄마인 전 한국어 교육 프로젝트를 해야 할 듯 합니다.


피씨켠김에 교복 도시락 소풍 등등 더 쓰고싶지만... 

아이들이 배고프다해서 저는 점심차리러 갑니다. 해피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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